본문 바로가기
  • 잡다한 이야기가 많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재테크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취업 이야기/면접 후기

현대자동차 1차 면접 후기 (전략지원 / IT 직무 )

by 두돈반 2020. 4. 24.
반응형

 

현대자동차 인적성인 HMAT에 합격했다.

1차 면접은 핵심역량면접(인성)과 직무역량면접(pt이자 직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인성면접과 pt면접 이렇게 얘기하는데 현대자동차는 자기들만의 이름을 지었다.

왜 그런진 나도 모르겠다.



난 지방에 사는데… 7시:30까지 오라니…

근데 7:30 맞춰가지 말고, 좀 일찍 가라. 꼭 늦게 오는 애들 있더라..

다행히 이때는 서울에서 코딩을 배울 때라 역삼역 근처에서 자취를 했고, 자취방에서 바로 양재 본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갔다.

복장은 자율복인데, 이게 더 어려웠다. (옷도 잘 못 입는데.. 어떻게 입어야 하니.. ) 나 같은 패션 고자에겐 그냥 정장 입고 가는 게 더 편하다. 자율복 입는다고 면접이 자유롭진 않다.

버스에서 내려 현대자동차 본사를 걸어가면 옆에 농협 하나로마트부터 현차 본사 입구까지 천막을 치고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노래도 절에서 나올법한 이상한 노래 같은 거 틀고 있어서, 면접 보러 가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정장 입고 입구에 서있는 경비원에게 면접 보러 왔다고 하면 안으로 들여보내 준다. 입구를 들어서면 굉장히 넓고 천장이 높은 로비에 감탄하게 된다. 

그동안 아르바이트나 작은 기업들에서만 일해봐서 그런지 와 이게 대기업이구나… 생각이 든다.

로비 한가운데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그 옆에는 2명의 미모의 여인들이 안내데스크에 서있다. 예쁜 언니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7층인가에 대기실이 있는데 입구에서 휴대폰을 걷고, 면접의 질문받은 내용들 발설 금지에 대한 서약서를 쓴다.(서약서 안의 내용은 안 읽어봐서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냥 싸인만 하고 얼른 들어간다.)

직무별로 의자를 구별해 놔서 앉아서 대기하면 된다. 기다리는 동안 여자 인사팀장님이 앞에서 이것저것 말해준다.

면접 보고 오면 대기실에서 옆에 사람이랑 면접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어차피 경쟁자인데 얘기해 봤자 본인에게 도움도 안 되지 않냐” 하면서 부드럽게 얘기한다. ㅎㅎ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수많은 경쟁률을 뚫고 이 면접까지 오신 것만 해도 여러분은 대단하신 겁니다.라고 하시는데, 어차피 면접에서 떨어지나 서류에서 떨어지나 최종 합격하지 않으면 자존감 하락되는 건 다 똑같다.  

그러면서 “인터넷에 우리 회사 군대 같다는 말이 많더라고요 ㅎㅎ” 하시며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만으로 현대자동차의 조직문화가 평가절하 되는 게 안타깝다고 하시더라.  

근데 내가 회사 로비를 구경하면서 느낀 점은 군대 맞는 거 같다는…..

군대 같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이유를 대자면,

  1. 일단, 군인보다 더 일찍 일과를 시작한다. 지원자들을 면접장에 아침 7시 30분인 까지 불렀다. 현직자는 지원자보다 1시간은 더 일찍 와서 준비해야 한다.
  2. 신데렐라 같았다. (공주란 뜻은 아님)
    회사 1층 로비에 커피숍이 있다. 사람들이 줄 서 있었는데 신데렐라도 아니고 아침 8시가 되었다고 커피숍 문을 닫으며 줄 서 있던 사람들을 사무실로 올려 보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일할 시간 되었으면, 사무실 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딜 땡땡이를 치노!!!)

그래도 현직자 말 들어보면 군대 같긴 해도 6시인가 되면 퇴근시켜 주는 것 같고, 다른 회사보단 돈도 많이 주니깐 불만 없다고 한다.
아… 나도 합격만 시켜주면 개처럼 열심히 일할 수 있었는데…
몽구 형님 저를 왜 떨어트리셨습니까… ㅠㅠ

 

7층에 있는 대기실 뒤 그리고  면접장이 있는 1층, 9층에는 과자와 음료수가 배치되어 있다. 그거 먹으면서 기다리면 된다.

이때는 첫 면접이라 긴장돼서 대기 중엔 못 먹었다. 다 끝나고 나가면서 몇 개 집어 먹었는데, 이후 면접장부턴 그냥 맛있게 잘 먹었다.

이거 먹는다고 태도 감점 없다. ㅎㅎ 가끔 대기실에서 면접자들의 태도를 면접관들이 주시한다고 하는데, 그런 거 없다.

진짜 큰 소리로 얘기하거나, 소란만 안 피우면 된다. 과자랑 음료수 먹는다고 점수 깎는 회사가 실제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회사는 들어가서도 피곤하니, 탈락된 걸 조상님께 감사하면 된다. 

그러니깐 과자랑 커피, 음료 주면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된다.

중소기업 면접에선 제공되지 않는 대기업 면접장만의 혜택이다. ㅎㅎ


앉아서 옆사람과 대화하며 기다리다 보면 3명 정도씩 호출을 한다. 다른 직무들은 9층인가로 가서 인성과 pt면접을 보는데 내 직무(전략지원 / IT 직무)는 1층으로 내려가서 인성 면접을 봤다.

1층 면접장에선 신입도 있고, 경력직 면접자도 면접을 봤다. 대기 인원 중에는 내가 첫 번째로 들어가게 되었다. ㅜㅜ

다대일이 아니라 면접자는 나 혼자 들어간다. 방안에는 두 명의 면접관이 있고, 그 앞 의자에 앉는다. 왼쪽이 인사팀이고 오른쪽이 내가 들어갈 팀의 직원인 것 같다. 주로 인사팀 직원이 질문을 한다.

내 경우엔 자소서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력서에 적은 학벌이나 자격증 등에 대해서는 면접관들이 모른다.

내가 해외대학교 나온 것도 이것저것 답변을 하다 보니 면접관들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 추축으로는 아마 블라인드로 진행되는 것 같다. (2016년부터 하다니, 현대자동차의 채용과정은 구시대적이지 않았다.)

 

자기소개는 나에게 시키진 않았지만, 마지막 할 말 있으면 하라고는 했다. 그래도 자기소개와 마지막 할 말 2가지는 기본적으로 준비는 해라.

질문은,

 

더보기

Q. 팀 안에서 내가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한적 있는가?
Q. 그렇다면 그 일을 하면서 트러블? 같은 게 발생하였는가?
Q. 팀에서 업무를 분담하셨다고 했는데, 왜 A를 맡아서 했는지.?
Q. B에 대한 욕심이 없었나요? 잇었는데, 왜 쉽게 포기하셨죠?

이런 식으로 내가 체험한 일에 대해 물어보면서 구체적이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답변이 나오면 꼬리 질문을 한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걸린다. 아님 완벽하게 거짓말을 준비하던가. )

다른 기억나는 질문은

 

더보기

Q. 인생에서 두돈반씨 본인이 자랑할만한 일이 있나요? (친구들이랑 술자리 같은 데서 막 자랑할만한 일?)
Q. 아 미국 대학교 나오셨어요? 어떻게 미국에 가게 되셨어요?
Q. 미국에서 동아리 활동하셨다고 하는데 거기서 무슨 일 했나요?
Q. 거기서 본인이 희생? 하면서 했던 일이 있나요?
Q. 전자정부 표준프레임워크 배우 신다고 하는데 스프링 이런 거 배우는 건가요?

등 나머진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팀 안에서 내가 무언가를 했냐?’와 ‘팀원들과 문제가 있었는지,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그걸 해결한 적 있는지 ’의 키워드를 갖는 질문을 물어본다. 현대차는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질문을 주로 하는 것 같다.

첫 면접이라 답변을 개 똥망으로 준비했다. 준비성의 부족이었다.

면접이 끝나고 다시 대기실로 가서 앉아 있으면 내 차례 때 이름을 불러 호출을 한다. pt면접을 하러 9층으로 올라간다. 9층엔 다른 직무의 사람들이 많이 앉아서 대기한다.  

pt면접은  4~5장으로 구성된 얇은 책을 주고  20분 동안 준비하는 거다. 책에는 발표할 주제가 써져 있다. 주제는 지원자마다 각기 다른 것 같다.   

자세히는 말 못 하지만, 나는 무슨 3가지 제품이 주어지고 내가 실무자가 된다면, 그중 어떤 걸 현장에서 써야 좋을까 이다.

 

더보기

pt면접의 Tip은 책이 주어지면 내용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책과 같이 제공되는 A4용지에 닥치는 대로 책 안의 정보를 다 써야 한다.(나중에 면접관이 디테일한 숫자까지 물어본다.) 쓰면서 대충 A, B, C들이 어떤 제품인지 파악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모든 정보를 다 쓴 후에 2~3분 정도 시간이 남았다. 이때 머릿속으로 pt 발표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정리했다.

A4에 다 적고 난 후에는 밖의 대기실에서 앉아서 내 차례를 기다린다. 이때는 내가 적어놨던 A4 종이를 뒤집어놔서 볼 수 없다. 그래서 밖으로 나오기 전 머릿속으로 발표할 내용을 기억해 놓고 대기실에서 머릿속으로 정리해야 한다.

 

더보기

내 문항을 예로 들면 A, B, C 제품이 있으면 각 제품마다 특징이 있고, 그로 인해 각 제품의 장단점이 존재한다.
3가지 중 한 가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A를 선택하였다면 A의 장점을 말하며 이걸 선택해야만 한다고 면접관들을 설득하는 거다.
A가 부족한 점을 B, C가 장점으로 갖고 있지만, 그래도 A의 장점이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더 뛰어나기 때문에 A제품을 현장에서 사용할 것이다.
하면서 면접관들을 납득시키는 게 pt면접이다.
발표가 끝나면 면접관들이 B, C의 제품들이 가진 특징도 물어보기 때문에 일단 제품의 모든 정보를 다 A4 종이에 써야 한다.
질문은 어떤 방식이냐면
Q. A제품을 선택하셨는데, B, C 제품들의 가격이 어떠죠?
Q. A가 휴대성이 편하지만 정확도는 떨어지는데 B, C 제품의 정확도가 몇 퍼센트인가요?

그 정보들을 정확하게 아는지 물어보고, 내가 휴대성을 선택하였다면 왜 정확도가 아닌 휴대성을 보는지. 등 내 생각에 대해 물어보는 방식이다.

면접관들은 굉장히 친절하다. 나보고 긴장한 것 같다며 물도 마시라 하고, 처음 면접이라고 하니 편하게 하라고 얘기도 해준다.

pt면접은 화이트보드에 쓰면서 해도 되는데, 난 그냥 안 쓰고 말했다.

만약 화이트보드에 쓴다면, 꼭 지우고 나와라. ㅎㅎ 보니깐 안 지우고 나와서 진행 도와주는 여자가 지우는 경우도 봤다.  

pt면접의 핵심은 A4용지에 정보를 얼마나 빨리 쓰느냐, 그리고 그 정보를 토대로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 이걸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pt면접은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내가 생각해도 잘했다. 하지만 인성 면접을 너무 못 봤다.

그래서 탈락이라 난 생각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몽구 형님 tv로만 뵙겠습니다.

 

 

반응형

댓글